대구 편의점 혜리도시락 사건
우리 팀은 기본적으로 ‘유명세’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1인미디어로 활동 중인 두 사람, 아이엠피터와 길바닥저널리스트의 경우 인지도가 있지만 그래도 ‘아직 배고픈’ 느낌을 항상 표현했다. 김종훈 기자 역시 한때 한 해 목표가 ‘유명해지는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유명해지고싶다’는 욕구가 강하다.
한 달이 넘는 기간 전국을 돌며 선거와 관련한 취재를 한다는 것. 굉장히 큰 경험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좋은 기회가 왔으니 ‘특종’을 하나 해서 ‘대박’ 하나 터뜨려보는 것도 상상해봤을 거다.
특종에 대한 욕심 하나가 흘러나온 첫 번째 에피소드는 대구에서 나왔다. 김부겸과 김문수의 ‘큰 판’에다가 유승민 공천 탈락 등의 재밌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꽤 오래 머물렀다. 한 숙소에서만 10여일 있었으니..
아침은 주로 간단히 하는 편이었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거나 애매한 ‘아점’타임에 시켜먹었다. 문제는 하루 여유있게 보내기로 한 주말에 발생했다.
나랑 길바닥은 대구 시내 촬영을 계획으로 두고 나갈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피터는 숙소에 남아 글을 쓸 계획이었다. 피터가 숙소 앞 편의점에서 혜리도시락을 사오면서 이상하다는 얘기를 꺼냈다.
편의점인데도 이상하게 현금으로 계산할 경우 20% 할인을 해준다는 것이다. 심지어 종이에 대충 적어 그렇게 표시를 해놨다고 한다. 숙소에 와서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곧 끝나는거라서 이렇게 했나 하고 도시락을 자세히 보니 유통기한이 표기되어 있는 바코드 스티커 자체가 붙어있지 않았다.
의심을 시작했다. 유통기한 지난 도시락을 팔기 위해 의도적으로 바코드 스티커를 떼고 판매했을거다. 아니면 재고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현금할인 등을 핑계로 판매했거나. 어쨌든 그 의심은 ‘특종’에 대한 욕심으로 이어졌다. 대박 한번 터뜨리고 싶다는 뜻이다.
아르바이트로 보이는 사람이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는 말에 이번엔 내가 도시락을 사러갔다. 피터가 살 때 남아있는 도시락을 다 들고왔는데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보라고 했다. 내가 가보니 다시 바코드스티커가 붙지 않은 도시락이 있었고, 현금으로 사면 할인한다고 붙어져 있었다.
나는 카드만 꺼냈다. 카운터 직원은 현금으로 결제하기를 계속 원했다. 지갑에서 카드만 꺼내왔다는 핑계로 할인 받지 않아도 되니 카드로 하겠다고 요구했다. 카드 결제를 위해서는 바코드 인식을 통해 POS에 입력을 해야했나보다. 당황한 듯한 직원은 담배의 바코드를 찍어 결제해주겠다고 하다가 멈칫하더니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전화했다.
사장으로 보이는 남성은 사무실에서 나와 카운터 아래 서류를 뒤적뒤적 하더니 그제서야 바코드번호를 입력했고 결제를 해줬다. 물론 바코드를 부착해주거나 하진 않고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말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피터와 길바닥은 서두르기 시작했다. 피터는 해당 편의점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길바닥은 카메라부터 챙겼다. 앞의 이야기를 쭉 전해주고 난 피터는 담당자도 당황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들은 듯 했다고.
해당 점포에 확인을 한 담당자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이미 수거됐어야 할 도시락이 시간을 훨씬 지나 판매됐다. 고의로 스티커를 제거하고 판매했다. 환불조치 하겠다. 병원 진단 후 문제가 생길 경우 알려달라’고 전해왔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별 문제 없었던 배가 아픈 것 같고(ㅋㅋㅋ), 괜히 울렁거리는 것 같다며 ‘에이’하고 넘어가던 중에 해당 편의점 ‘사장으로 보인’ 남자에게 연락이 왔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도시락과 영수증,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찾아갔다. 혹시나 그대로 도시락을 아까와 같이 팔 경우 취재를 통해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남자는 영수증을 꾸겨 버리려 했다. 자신은 사장이 아니라 사장 동생인데 반품손실을 막고자 ‘오늘 처음으로’ 이렇게 판매했다고 한다. 명백히 불법을 저질렀는데도 그저 무마시키고자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야기를 듣고자 찾아왔지만 사장은 그저 ‘보상’만을 언급하며 크게 벌이지 않길 바랐던 것 처럼 느껴졌다. 우리도 크게 키우려는 마은은 없었다. 그런데 우릴 대하는 태도 등을 볼 땐 전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피터는 블로그에 평소 주말에 쓰던 글과 달리 이 이야기를 올렸다. 오마이뉴스에서 바로 메인페이지에 올려줬고, 이 기사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뉴스페이지 상위권에 주말동안 올라 있었다.
‘초대박’, ‘완전 특종’까진 아니었지만, 장기간 출장을 다니던 중에 발생한 예상 밖의 ‘우리의 원래 목적과 다른’ 기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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