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세월호 7시간 대통령 답변서 감상을 적어본다.
앞서 정리했던 ‘세월호 7시간 행적 정리 표’를 마저 보자. 표는 17:15 ~ 17:30 중대본에 갔다는 것으로 끝난다. 지시사항 4개와 질문사항 3개를 언급했다고 적어놨다. 대단하다. 고작 15분 간 머무르기 위해 3시간 넘게 준비를 했고, ‘말씀자료’를 15:45에 받아본 뒤 16:30 에서야 방문 준비가 끝났다. 그래놓고 고작 15분 머물렀다. 미용담당자가 머리 손질한 시간만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20분이 걸렸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고작 한 문장으로 끝났다. 아래와 같다.
‘이후에도
피청구인은 청와대로 돌아와서 국가안보실, 관계 수석실, 해경 등으로부터 세월호 관련 구조 상황을 계속 보고받고 구조를 독려하다가 23:30 직접 진도 팽목항 방문. 지원을 결심하고 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수석실에 준비토록 지시’
위 문장이 17:30 이후 행적이다. 여전이 ‘보고’만 받았고 ‘지시’는 없었다. 23:30 에서야 팽목항을 방문하기로 ‘결심’하고 방문 준비를 지시했다. 방문 준비에 대한 지시는 그저 ‘의전 준비’하라는 것과 다를 게 무언가.
이 부분 뒤에 최종적인 행적과 함께 덧붙여진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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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청구인의 중대본 방문 직전 주변에서 발생한 사고 관련 : 사고 동영상이 있음’
이 문장이 눈길을 끈다. 앞서 답변서에는
‘경호실의 외부 경호 준비, 중대본의 보고 준비 및 중대본 주변의 돌발 상황 때문에 17:15경 중대본에 도착하게 된 것입니다.’
라고 정리돼 있었다.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중대본 주변 돌발 상황’은 처음 언급된 완벽하게 새로운 이야기다. 그 돌발 상황에 대한 증거로 ‘동영상’을 내밀었다. 하지만 동영상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답변서가 부실하다’라는 헌법재판소의 입장이 다시 떠오른다.
파트투. 청구인 측 주장에 대한 검토
전체가 16페이지인데 ‘세월호 7시간 행적’은 8페이지도 채 되지 않아 끝난다. 지금부터는 청구인들, 즉 탄핵소추위원의 주장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한다. ‘7시간 행적’을 공개하지 않고 주구장창 꺼내왔던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글로 정리한 것 뿐이다.
먼저 ‘가. 대통령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직무유기에 가깝고 헌법 제10조에 의해 보장되는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배했다는 주장에 대하여’라는 부분을 보자. 첫 문장부터 또 답답한 표현이 등장한다. ‘개념정리’가 되지 않은 그 표현, 바로 ‘집무실’이다. 앞선 행적에서도 계속 ‘관저 집무실’을 ‘집무실’로 표현했다. 이번에는 ‘청와대 내 집무실에서 근무하던 중’이라고 단정지어 표현한다. ‘청와대 내 집무실’이라고 적었지만 ‘본관’에 있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집무실이 아니라 ‘관저’ 안 공간이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의도적으로 헷갈리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들은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게다가 첫 문장은 ‘겁나’ 길다. 숨 쉬는 것 걱정하며 한 번 읽어보자.
‘위 사고당일 구체적 행적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청구인은 청와대 내 집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10시경 세월호 사고 발생 보고를 처음으로 받았고, 직후부터 구조 상황을 보고받고 보고된 상황에 따른 지시를 하는 등의 대처를 하다가 15:00경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한 즉시 중대본 방문을 결심하고 준비가 완료된 시점에 중대본을 방문하여 동원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구조에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는 등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하루에 있었던 일을 모두 다 전하고 싶었나보다. ‘보고를 받았고, 보고된 상황에 따라 지시도 하고, 대처도 하고, 심각해진 것 같아 중대본을 갔다’는 것이 전부다. ‘최선을 다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한 문장짜리 내용이지만 ‘최선’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도.
그리고 다음에 ‘핑계’를 댄다. ‘언론의 오보’가 그것이다. 짜증난다. 언론이 잘못한 것, 맞다. 하지만 고작 언론의 오보와 관계기관의 잘못된 보고만으로 온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면 더더욱 청와대, 대통령이 제대로 통제해야 하지 않았을까. 갑자기 짜증이 몰려온다. (아마 이런 감정으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변론을 보는 것 같다.)

게다가 한 언론사(문화일보)의 사과문까지 상자글로 인용했다. 대단하다. ‘언론의 보도’는 모두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고 주장하던 바로 그 피청구인 대리인들이 맞는지 궁금하다. 좀 사족들 달자면 대표적인 오보는 MBC의 오보였다. 게다가, 문화일보는 석간이다. 오전에 마감 후 오후에서야 나가는 신문이다. 문화일보를 봤다고 핑계대기도 민망한 것 아닌가. 찾아서 짜맞추려면 제대로 좀 찾지.
9페이지 마지막 문단에는 갑자기 ‘성질’을 낸다. 문장을 한번 보자.

‘그간 수차에 걸쳐 이런 경과를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월호 사고 원인이 대통령의 7시간인 것처럼 몰아가는 악의적인 괴담과 언론 오보로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 처음에는 ‘정OO’를 만났다’ 하더니 다음은 ‘굿판을 벌였다’고 하고, 그다음은 ‘프로포폴을 맞으며 잠에 취했다’ 하였고, 그 다음은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식으로 의혹은 계속 바뀌어가며 괴담으로 떠돌고 있습니다. ‘
문장 전체 내용이 다 별로다. ‘수차에 걸쳐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사생활’을 강조했고 ‘국가기밀’을 핑계삼아 공개한 적, 없다. ‘사고 원인을 대통령의 7시간’으로 몰아간 적, 없다. 사고 원인은 아직도 찾는 중이며,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 ‘대통령의 7시간’은 사고를 참사로 만들게 된 원인을 찾고자 한 것이다. 오히려 방해한 것이 대통령과 여당이다.

악의적인 괴담이라며 예시를 든 것을 보자. 보이는가. ‘정OO’라고 한다. 이름도 꺼내면 안되는 사람인가. 정윤회라고 말을 꺼내면 문제가 생기나. 볼드모트인가. 그 모든 의혹의 진실은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다. 지금은 ‘의혹’이지만, ‘사실’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앞서 얘기했지만 꾸준히 헌재에서 피청구인 대리인들이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열거한 것 뿐이다. 새로운 검토가 아니다.
9페이지부터는 진짜 짜증날 수 있음을 알려둔다. ‘나. 대통령이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서 서면보고만 받았다는 주장’ 부분이다. 첫 문장부터, 또 나온다. ‘집무실’.

‘청와대에는 대통령의 집무 공간으로 본관 집무실, 관저 집무실, 위민관 집무실이 있으며 이날은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습니다.’
근거를 대지 않았다. 이 정도면 어딘가에서 무언가라도 가지고 와서 근거를 각주로 붙이든 본문에 붙이든 붙일 법도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단하다. 자 보자. ‘본관 집무실’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뭐 굉장히 공간이 넓고 천장도 높고 그렇다고 한다. 가보진 못했지만 많이들 봤을 것 아닌가. 이명박 가카는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운동을 해도 되겠다.” (아니, 일은 안하고 운동할 생각하다니 역시 가카 대단하다. )
‘위민관 집무실’에서 위민관은 비서들이 업무를 보는 곳이다. 청와대 앞을 지나가 본 사람이 있다면 경복궁 뒷편과 붙어 있는 큰 정문(?) 오른 편에 보이는 건물들이 바로 위민관이다. 위민관에 존재하는 집무실은 일종의 간이 집무실이다. 피청구인 쪽에서 알고 언급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위민관 집무실은 노무현 대통령이 설치했다고 한다. ‘비서관들과 소통하기 위해 설치한 간이 집무실’로 알려져 있고, 이명박 가카부터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근혜도 그랬겠지 뭐.)
‘관저 집무실’은 너무나도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관저 집무실’이라는 표현 자체가 없었다. 관저는 그냥 ‘관저’다.
관저 : [명사] 정부에서 장관급 이상의 고관들이 살도록 마련한 집.
‘집’이다. 그냥 집. 사는 곳. 그런데 무슨 집무실이라는 공간을 얘기하는 지 모르겠다. 첫 문장부터 짜증나는 부분이다. 특히 이런 표현까지 거들었다.
‘… (이전생략) 대통령의 일상은 출퇴근의 개념이 아닌 24시간 재택 근무 체제라 할 수 있습니다. ‘
아니 누구 맘대로. 이 역시 근거를 대지 않고 ‘주장’에 그쳤다. 뚜렷한 근거가 있었다면 좋겠다. 24시간 재택 근무라는 주장은 이해할 수가 없다. 여기서 나는 이런 생각을 갖게 됐다. 박근혜는 어쩌면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에 들어가는 것을 ‘자기가 원래 살던 그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원래 ‘관저’에서 지냈던 기억으로 인해 본관보다 관저를 더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닐까. 사실이라면 끔찍할 지경이다.
그리고 실제 ’24시간 재택 근무’라는 마음으로 업무를 했다면, 유영하 변호사가 말한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은 무슨 얘기였는가. 24시간 재택 근무이고, 24시간 사생활이라는 말인가. 앞뒤가 안맞는 주장은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곳까지 떨어뜨린다.
자, 이제 짜증과 분노와 욕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등장한다. 뉴스를 통해 많이 접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역대 대통령들은 가족관계와 성향에 따라 관저에 머무는 시간이 달랐을 뿐 모든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였습니다.’
라고 또 ‘주장’을 적어놨다. ‘역대 대통령’이라고 해놓고 예시는 고작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둘만 적어놨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을 언급한 문장을 보고 육성으로 욕이 터져나왔다. 씨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령과 질병으로 평소 관저에서 집무할 때가 많았고’
장난하나. 이게 근거야? 특정 기간도 아니고 무슨 한 사람의 대통령을 ‘노령과 질병’을 달고 임기를 보낸 것처럼 적어놨다. 반박할 필요도 없는 헛소리라 생각하지만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이 이미 반박을 했다.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 지들 멋대로 일반화 시켜서 임기 전체를 그렇게 만들어선 안된다. 치졸하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것은 길이는 길지만 더 어처구니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이전 회의나 저녁 회의, 휴일 업무를 대부분 관저에서 봤음.’
아니, 오전 10시 이전이면 근무시간 이전일 가능성이 높다. 저녁회의는 근무시간 이후다. 휴일은 휴일 아닌가. 이건 일일이 반박하기도 민망하다. 무슨 말 같은 소리를 적어놔야 읽어주지. 짜증이다.
그리고 뒤적뒤적 하다가 ‘옳다구나’하고 찾았을 내용. 바로 김선일씨 납치사건이다.
‘… (이전생략) 우리 국민 생명을 담보로 촌각을 다투던 … 당시도 관저에 머물며 전화와 서면으로 보고를 받았고 … ‘
누가 들으면 김선일 씨 납치사건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알겠다. 이라크다. 시차가 있고 납치 당시 우리나라는 새벽이었다. 이 부분도 노무현재단, 특히 참여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의원이 앞장서서 반박했다. 덧붙일 설명이 없다. 게다가 ‘관저 정치’ 어쩌고 말을 갖다붙이며 ‘언론 보도’를 들먹였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언론 보도는 증거 채택 불가’를 외치던 그 대리인들이다.
그리고 이런 명문(?)이 덧붙여졌다. 근거없는 주장과 생각을 좋아하는 변호인들이다.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은 특히 관저에 거주하는 가족이 아무도 없어서 다른 대통령보다 더 관저와 본관, 비서동을 오가며 집무하는 경우가 많았음. 피청구인에게는 관저가 ‘제2의 본관’이라고 할 수도 있음.’
하면 하는거지, 할 수도 있는 것은 뭐라고 해야할까. ‘제2의 본관이 아닐 수도 있는 데 필요할 땐 그럴수도 있다’ 뭐 이런 의미인가. 자신들의 주장을 여기저기다 갖다 붙여대니 참 자기들도 헷갈리고 답답하겠다.
아마 이 부분에서는 ‘서면보고’, ‘유선보고’에 대한 자신들의 해명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헛소리’하다가 한 마디가 나온다.

‘… (이전 생략)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대면회의나 보고 대신 20~30분마다 직접 유선 등으로 상황 보고를 받고 필요한 업무 지시를 했던 것입니다.’
이 역시 주장일 뿐이다. 대면 보고가 시간이 걸린다는 증거가 없다. 대면 보고라는 것은 단순히 ‘얼굴 맞대는 정도’로만 이해하는 것 같다. 대면 보고를 한다는 것은 대통령이 이동해서 ‘상황실’ 같은 곳에서 다양한 상황정보를 함께 확인하며 여러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 것을 포함한다. 유선보고는 일방향일 수밖에 없고 상황 파악이 어려울 수 있다. 서면보고 역시 일방향이고 실시간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 대면보고가 더 제대로 된 지시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다. 중대본 방문 시 ‘뜬금없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 전혀 상황 파악이 안 되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하여’라는 부분은 왜 적어놨는지 궁금하다. 많은 짤을 생성해주고 있고, 또 많은 성대모사 소재로 쓰이고 있는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찾기가 힘듭니까’라는 장면이다. ‘내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라고 해명하고 싶어서 적었나 싶다.
이런 저런 설명을 덧붙여 놓은 뒤 이런 설명을 붙였다.

‘… (이전생략)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든가?'(배가 일부 침몰하여 선실내에 물이 침범하여 침수되었더라도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으니 물에 떠 (선실내부에서) 있을 것이므로 특공대를 투입하였으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 아니냐라는 취지의 질문임)라고 물은 것이어서… (이후 생략)’
아니 ‘구명조끼’발언에 저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웃음이 나온다. 본인이 다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저런 속마음은 3년 만에 적어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아 그랬구나 우리 대통령’ 이렇게 생각할 줄 알았다면 참으로 한심하다고 전하고 싶다.
‘라. 소위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핵 의무'(헌법 제69조) 위반이라는 주장에 대하여’라는 부분에서는 헌법을 무시하는 뉘앙스도 드러낸다.

‘대통령의 ‘성실한 지책 수행 의무’는 헌법적 의무에 해당하나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와는 달리,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있는 성격의 의무가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판례입니다(헌법재판소 2004. 5. 14. 2004헌나1). ‘
우선 ‘판례’라고 표현했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은 ‘판례’가 아니라 ‘결정례’다. 헌재에 제출하는 답변서에서 헌재와 관련된 용어를 잘못 적었으니 ‘돌려서 먹이는 것’이 아니라면 참으로 안타까운 실수다. (헌재와 관련해서 엄청난 전문성을 띤 라인업일 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허술한 게 참 많은 대리인들이다)
‘마’에서는 ‘국민의 알권리’에 대해 언급한다. (이제 일일이 제목 다 적기도 귀찮다.) 이것 저것 다 공개하고 최선을 다 했고 소상하게 밝혔다고 적었다. 그래놓고 뒤에 이런 문장을 붙인다.

‘이렇게까지 설명했음에도, 사고 당일 피청구인이 청와대 외부에서 제3자와 밀회했다는 차마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이야기가 언론에까지 보도되고,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근거 없음이 밝혀지자 청와대 경내에서 굿을 했다는 황당한 이야기, 성형 시술을 했다는 터무니 없는 악의적 유언비어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음’
이 부분의 자세한 내용들은 앞에서 이미 언급해서 ‘제끼려고’ 했다. 하지만 맨 첫 표현 ‘이렇게까지 설명했음에도’라는 표현이 거슬린다. 뭐랄까. ‘이렇게까지 말했으면 알아 처먹지 끝까지 그러냐’ 이런 느낌이랄까. 아무리 생각해도 ‘전문적인 글’로 보이지 않는 답변서인데 이런 소소한 표현까지 읽기에 거슬린다. 요즘엔 초등학생도 숙제에 저런 표현은 안쓸거다.
파트 쓰리. 향후 주장 및 입증 계획
행적에 대한 답변만 하면 되지 향후 주장과 입증에 대해 계획까지 적어준다. 하지만 ‘겁나’ 짧다. 그리고 한없이 부족하고 부실하다.
‘피청구인이 ‘생명권 보호 의무’ 및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를 위배하여 헌법 위반을 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법리적 반박은 차후의 준비서면을 통하여 상세히 진술할 예정입니다.’
돌려서 이야기하면, ‘답변서에 이것 저것 적어서 저 의무들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내가 다 적어놨는데, 시간을 질질 끌어야 하니 법리적 반박은 차후에 할게’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렇게까지 설명했음에도’ 못알아먹으니 나중에 이야기 더 해보자는 그런거랄까.

세월호 당일 행적을 위한 증인신청을 몇 명 했다. 하지만 정작 관저 집무실에서 함께 한 것으로 적어놓은 (또 전해지는), 안봉근, 정호성, 윤전추, 이영선, 조여옥, 신보라 에 대해서는 신청하지 않았다. 또 유선 및 무선 통화기록과 CCTV 등의 물증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아직 확인을 못했거나, 불리하거나 둘 중 하나다.
파트 포. 결어
처음부터 이런 문장이 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하여 소중한 생명을 잃은 피해자와 유족,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과 여론을 모르는 바 아니고 피청구인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슴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특히,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슴아픈 기억’이라는 말.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사고 이후 3년 간 대통령이 피해 가족들에게 해온 짓을 돌아보면 저 말은 절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함부로 그런 말 적지 않았으면 좋겠다.
답변서의 마지막에는 이런 내용을 적었다.
‘이 사건 탄핵사유는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아니할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헌법적, 법률적 측면에서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고 사료됩니다.’
이 문장도 역시 주장이다. 사실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은 주장일 뿐이다. 어떠한 근거도 대지 못했다. 그리고 정작 탄핵 사유로 든 ‘생명권 보호 의무’,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에 대한 법리적 반박은 차후에 한다고 하지 않았나. 마지막 문장은 ‘세월호 7시간 행적 해명’의 마지막 문장이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앞뒤도 안맞고 답답한 마무리다.

첨부서류는 국가안보실 사고보고 1~3보 뿐이다. 더 있는데 내가 못본 것이 아니라 더 없었고 저것 뿐이다. 꼴랑. 대통령에게 가장 많이 보고된 사회안전비서관 보고서는 제출되지 않았고, 가장 많이 통화한 김장수 실장 통화기록은 제출되지 않았다. 저것만으로도 한참 부실한 답변서다.
총평.
나는 이 답변서 전체를 누가 작성했는지 궁금하다. 정말 10명이나 되는 변호사로 구성된 대리인단이 작성했을까. 아닐 것 같다. 대통령이 직접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대통령을 옆에 앉혀놓고 조대환 민정수석이 했을 수도 있다. 누가 작성했건 간에 굉장히 허술하고 비전문적인 글이 대리인단에게 넘어왔고, 그것을 다시 정리하면서 앞뒤도 안맞고 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글이 나온 것 같다. 특히 본문에 있던 것을 각주로 내리고, 각주에 있어야 할 것을 본문으로 밀어넣으면서 이상해졌을 수도 있다.
사실관계를 떠나 답변서 자체가 굉장히 부실하다. 글 잘 모르고 법률과는 무관하게 살아온 나로서도 그냥 부실하게 느껴지고 뭔가 많이 없는 내용들이다. 만약 이것에 과제로 올라오고 내가 평가해야 한다면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코멘트를 달아야 한다면 이렇게 적어주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읽어보라. 잘못된 부분을 찾아서 그 부분만이라도 제대로 찾아서 수정해서 낸다면 지금보다는 한 단계 점수를 더 주겠음. 하지만 똑같다면 점수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겠음.
답변서를 내라는 이유는 해명할 기회를 준다는 것일텐데, 대통령과 그 대리인들은 그 기회마저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시간을 질질 끌기만 하면 뭔가 정국이 유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다. 질질 끈다고 좋을 일 없음을 알아주면 좋겠다.
아 재미없는 전체 글을 읽고 재미없게 쓰려니 더럽게 재미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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