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표 무능기 ; 야무기
野黨代表 無能記
야당(野黨) : 정당 정치에서, 현재 정권을 잡고 있지 아니한 정당.
대표(代表) : 대표자.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
무능(無能) : 능력이나 재능이 없음.
; 현재 정권을 잡고 있지 아니한 정당을 대표하는 사랆의 능력이나 재능없음을 써두다.
몰락, 그리고…
무능했던 야당 대표는 그렇게 몰락했다.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2013년 5월 김한길 대표는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계파주의를 청산하겠다”며 “친노니 비노, 주류니 비주류라고 쓰인 명찰들 다 떼서 쓰레기통에 던지고 오직 민주당이라고 쓰인 명찰을 달고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룩할 3대 목표는 새로운 민주당, 더 큰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정당 민주주의 실천을 위해 상향식 공천제도를 정착시키고, 주요정책결정권, 대의원선출권을 당원에게 돌리겠다. 또 정책정당의 면모를 강화하며, 계파와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인사를 발굴해 영입해 대탕평인사를 실시하겠다.”
의욕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새로운 민주당, 더 큰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은 없었다. 김한길 본인이 그렇게 강조했지만, 아무것도 이행하지 못했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모바일 참여가 자신에게 불리하니 ‘당원’을 강조하며 시스템을 바꿨다. 하지만 그 시스템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됐다. 자신의 계파만 챙기느라, 그리고 안철수 계파를 밀어주느라 대탕평은커녕 정상적인 인사와 공천도 없었다.
통합 신당 출범으로 제1야당 대표에 오른 안철수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그렇게 궁금해하던 ‘새정치’는 온데간데없고 도대체 어디서 배워왔는지 모를 구태적인 정치 답습뿐이었다. 야당의 정치적 고향이자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에서 ‘낙하산공천’을 서슴없이 진행했다. 윤장현은 어쩌면 ‘안철수신당’ 독자 출마였을 경우 당선될 가능성이 더 높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안철수의 일방적인 ‘통합’으로 결정된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경선을 통해서는 후보조차 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자 ‘낙하산공천’을 통해 후보로 결정했다. 윤장현은 당선은 했으나 4년 뒤 과연 재선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윤장현은 ‘강운태 지우기’를 참 열심히 하는 중인 것 같다.(곧 새로운 글을 통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또 다른 광주 낙하산 광산을의 권은희.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낙하산공천’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는 7·30 재보선에서에서 최저투표율이라는 오명을 쓰고 당선됐다. ‘천정배 제외’, ‘기동민 돌려막기’ 등 여러 논란 속에서 ‘불출마 번복’, ‘남편 재산 문제’ 등 악재를 끼고 선거에 뛰어들었다. 선거에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당선은 됐으나 웃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은희 역시 2년 뒤 총선에서 재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밀어주는 지도부도 없고 광산을 지역의 민심은 권은희를 향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노력을 참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뉴스타파 고소하는 것 말고 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두 대표의 무능함을 하나로 정리하자면 이렇게 본다. 무능한 김한길과 무지한 안철수가 만나 무리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야당 대표가 최우선 정치적 목표로만 보였던 김한길은 무능한 대표였다. 친노만 걷어내면 모든 걸 다 이뤄낼 것처럼 해놓고 그렇지 못했다. 제1야당의 대표만 되면 ‘새정치’를 널리 퍼뜨릴 줄 알았던 안철수 역시 아무것도 모른 채 김한길을 만나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게다가 안철수는 이제 더는 유력 대권 주자도 아니게 됐다.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공동대표 둘 다 ‘자신의 안위’만 챙기려다 ‘야당’이 무너졌다. ‘야당의 대표’가 아니라 ‘야당의 주인’이 되어 마음대로 하려다 지난 대선의 48%마저 등을 돌린 것이다. 제1야당-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진짜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정권을 빼앗아 올 수도 있는 그런 당 대표가 필요하다.
선거에 대해 한 번 더 이야기해보자. 선거는 단지 선거를 앞둔 1-2개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말처럼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지역주의’가 아니라 ‘지역’으로 향해 가야 한다는 말이다. 선거에서 김한길은 물론 안철수까지 ‘기초지역구’에 대해서 무시하기 일쑤였다. 마치 장기판에서 장기를 놓듯이 이쪽저쪽으로 사람을 옮겨서 공천하기 바빴을 뿐 그 지역에서 오래 기반을 닦아온 인물들을 무시했다. 해당 지역위원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전략공천’을 먼저 고려했다. ‘전략공천’이 실패하면 그제야 지역으로 눈을 돌려 사람을 찾았다. 뭐가 먼저인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당내 대권 주자까지 지낸 중진들로 공략했던 수원팔달과 김포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모두 지역위원장들이었다. 동작을 당선자인 나경원이 비록 지역위원장은 아니었다지만 새정치연합은 지역위원장을 제치고 다른 지역에 출마한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그리고 끝내 정의당 후보에게 양보하고 단일화를 했다. 특히 광주 광산을이 심하다. 이근우라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에서는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은 채 천정배와 기동민을 돌아 권은희를 ‘전략공천’했다. 광산을의 원래 지역위원장이자 국회의원은 이용섭이었고, 2013년 5월 김한길과 당 대표 경선에서 졌던 인물이며 광주시장 출마로 의원직을 잃었다. 이용섭을 국회의원으로 뽑았던 광산을 지역 민심이 투표율로 그대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야당은 여의도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하지 말고 지역으로 돌아가야 한다.
‘야당 대표’의 몰락이 ‘야당’의 몰락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정말 많은 것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발문 Afterword
야당대표 무능기를 쓴 이유는 하나다. 김한길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무능한 대표였는가. 또 안철수는 얼마나 무지한 대표였는가를 정리해보고 싶었다. 이 글을 쓰려고 마음먹은 것은 7.30 선거 전이었다.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어느 정도 결과를 예견했다고 해야 할까. 서문에서도 아쉬움을 밝혔지만, 글을 모두 마무리한 이후에 선거 결과가 나왔다면 굉장히 뿌듯해 했을 것이다. 하지만 차분히 정리를 하나하나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도 길어졌고 자세해졌다.
글을 쓰는 도중에도 참 많은 일이 일어났다. 마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으로 보였던 박영선 비대위원장 체제는 발문을 쓰는 이 시점에 무너졌다. 박영선은 ‘비상대책’을 마련하려 하기보다는 어느새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인 것 마냥 세월호 특별법을 마음대로 하려다 자신의 정치적인 이미지마저 구겨졌다. 이 역시 어쩌면 원내대표에 취임하자마자 ‘김한길-안철수’를 봐왔던 박영선의 학습효과였을까. 아무튼 ‘탈당’까지 언급하면서 사태를 최악으로 몰고 가나 했지만 결국 김한길 이전에 비대위를 이끌었던 문희상이 다시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그리고 문재인-정세균-박지원-인재근-박영선(원내대표 당연직)으로 구성된 비대위도 꾸려졌다. 대선 직후 비상대책위가 이런 인물로 구성됐다면 어땠을까 상상을 해본다. 아 물론 지금의 비대위가 잘할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잘할지는 또 지켜봐야 할 문제다.
올가을 전당대회를 열지 않는다면 비대위 체제가 내년 3월까지는 갈 것으로 보인다. 당의 혁신과 국민과의 공감이 얼마나 가능할 수 있을지 포기하지 말고 지켜봐야 한다. 당장의 ‘세월호 특별법’ 문제와 길게는 2년 뒤 총선, 3년 뒤 대선까지 바라봐야 한다. 야당의 여러 인물 역시 미래의 어떤 권력을 위해 뛰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총선, 누군가는 대선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경력에 흠을 남기지 않으려 몸을 사리고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총선과 대선이 아니다. ‘지역’에서 시작하는 제대로 된 정치 지형을 만들어야 총선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이른바 ‘관리형’이라고 불리는 문희상 체제가 새로운 야당 대표, 진정한 리더십을 지닌 제대로 된 야당 대표를 선출할 수 있길 바란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판에는 제대로 된 야당이 필요하다. 서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당, 권력에 대해 강하게 대응하는 진정한 야당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지금의 박근혜와 새누리당처럼 지키는 공약도 없고, 제대로 된 정책도 없으며, 국민의 안전마저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여당을 향해 제대로 싸워줄 수 있는 야당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국민이, 마음 놓고 야당을 지지하며 야당과 함께할 수 있다.
부디 또 다른 ‘야당대표 무능기’를 쓰는 날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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