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오전 10시.
대구 일정을 소화중이던 우리는 경주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으로 향했다. 민주노총이 선정한 영남노동벨트 전략후보가 함께 모인 자리였다. 울산 북구 권종오 후보, 울산 동구 김종훈 후보, 창원 성산 노회찬 후보 그리고 경주의 권영국 후보가 그 주인공이었다.
특히 권영국 후보는 ‘거리의 변호사’라 불릴 정도로 용산참사, 세월호참사 그리고 노동개악 반대, 비정규직 투쟁 등에 앞장서서 노동자와 시민의 편에서 싸웠던 대표적인 인권.노동 변호사다. 그런 권영국이 국회의원이 되고자 출마했다. 그것도 정당 소속 비례대표나 서울 등 당선가능성이 있는 지역 출마가 아닌 TK지역의 무소속 출마다. 쉽지 않은 싸움에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
물론 ‘전선은 명확’했다. 권영국은 용산참사 철거민 측 변호사를 지냈고 새누리당 후보인 김석기는 용산참사 당시 경찰의 진압 책임자였다. 단순히 김석기를 ‘잡기 위한’ 상징적 출마가 아니냐는 질문에 권영국은 이렇게 말했다.
“경주에 출마한 이유는 김석기라는 국민의 대표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출마한 것이 직접적 계기다. 또한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이 바뀌기 위해서는 대구 경북에서의 정치가 새롭게 복원돼야 한다는 목적이 확실하다.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절벽과 같은 어려운 현실이지만 이를 이겨내기 위해 과감한 도전을 하는 것이고 새로운 민주정치 회복을 위하고자 한 결정이다”
권영국은 영남노동벨트 전략후보로 민주노총이 지지하고 많은 시민들의 후원으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머지 세 명의 후보에 비하자면 당선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TK 지역에서도 대표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경주에서 정당 후보도 아닌 무소속으로서 당선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영국이 말한 과감한 도전의 상징적 의미는 강했다. 결과적으로 김석기는 당선은 됐지만 과반 지지율을 넘어서지 못했다. 물론 새누리당 출신 무소속 정종복 후보가 30% 지지율을 가져가긴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권영국의 지지율이 높았다. 15%의 지지율로 3위를 차지한 권영국은 당선보다 더 값진 3위의 결과를 얻었다. 5만 여 표를 겨우 가져간 김석기에 비하자면 2만 여 표나 권영국의 도전에 지지를 보인 것이다.
분명 용산참사 책임자를 ‘선거’를 통해 심판하진 못했다. 하지만 경주시민 뿐 아니라 전국의 시민들이 권영국의 도전을 눈으로 확인했고 그 의미에 지지를 보였다. 권영국이 경주에서 4년 간 노력하고 시민 속으로 들어가 작지만 강한 싸움을 보인다면 4년 뒤의 결과는 알 수 없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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