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본방을 챙겨봐야지 라고 생각하는 몇 안되는 프로그램이 바로 MBC <무한도전>이다. 지난 겨울, 무한도전은 부산 특집을 했었다. 멤버들이 수배 중인 범인이 되어 도망을 다니고, 부산 경찰이 제한된 단서들을 가지고 찾아다니는 내용이었다. 이 때 기억에 남은 문구가 하나 있었다.
‘영도를 포위하라’
멤버들이 최초 모였던 곳이 바로 부산 영도. 이 곳으로 경찰들이 이동하는 장면에서 사용된 문구다. 말 그대로 ‘포위하라’는 표현이었을 뿐인데 나는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다.
“‘김무성을 포위하라’는 의미는 아니었을까?”
새누리당 대표를 지냈고 당시 여당 유력 대권 주자였던 김무성 의원의 지역구가 바로 ‘부산영도구중구’다. 심지어 선거사무소는 영도대교 초입에 위치한 영도브릿지타워에 있다. 2013년 재보선에서 당선됐고, 이번 선거에서도 다시 출마해 당선됐다.
한참 야당 내 여러 계파의 갈등 국면에서 흘러나온 이야기가 있다. 부산 영도에 문재인, 혹은 안철수가 출마하는 것. 또는 영도를 사이에 두고 해운대에 출마하는 것. 사실상 김무성을 ‘저격’하는 전략인 셈이다. 물론 이 전략은 안철수가 서울노원병에 그대로 출마하기로 하면서 없는 말이 됐다.
그렇지만 김무성 의원을 묶어두는 전략, 그러니까 ‘영도를 포위하’는 전략은 나쁘지 않았다. 문재인, 안철수 두 야권 유력 대권주자가 부산에 출마하진 않았다. 그러나 부산에는 여러 야권 정치인들이 오랫동안 활동을 했고 그 결실을 이번 선거에서 볼 수 있었다.
부산 사하갑, 북강서갑, 부산진을, 연제, 남구을 모두 5개 지역구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 영도를, 정확히는 영도구와 중구를 둘러싼 지역구에서 다수의 야당 후보가 당선된 셈이다. 그리고 김무성의 맞상대로 출마했던 김비오 후보가 40.74%를 득표하면서 선전했다. 잘하면, (물론 엄청 잘해야했지만) 영도를 포위할 뿐 아니라 영도를 잡을 수도 있었다.
어떤 전략이 구사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또 실제로 중앙당 차원의 특별한 지원이 없었다는 점은 많이 알고 있지만 ‘영도를 포위’하는 모양새로 선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번 선거를 통해 내년에 있을 대통령선거에서도 부산에서 지난 대선 때보다 더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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