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으로 일정이 옮겨오면서 피터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만나고 싶은 후보가 있느냐”

나는 고민없이 금태섭 후보를 말했다. 이유는 하나다. 내 지역구다. 서울 강서갑. 예전 쟁점토론 섭외차 몇 차례 연락을 주고 받기도 했었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구에 최종 후보로 결정되고 나서도 계속 관심을 갖고 있었다. 내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를 내가 직접 취재할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을 뿐더러 의미도 있다.

물론 취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금태섭보다 그 아들에 관심이 가버린 팀원에 맞추다 보니 내가 원했던 취재가 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후보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이 분명 있었음에도 아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은 결과적으로 ‘재미’와 ‘관심’은 받을 지언정 내가 원했던 방향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금태섭 아들 금중혁씨는 분명 SNS 상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말머리 탈을 쓰고 영상고 사진에 꾸준히 등장했던 점, 사실상 선거캠프의 SNS를 전담하면서 생소하면서도 신선한 선거운동을 한 점은 재밌는 이야기거리가 되긴 했다. 특히 말머리 탈을 쓴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아들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보다는 ‘특이한 애들이다’라는 것을 보이기 위한 것이었고 ‘어떻게하면 아들이라는 점을 숨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강서구 지역 실루엣이 말머리 모양이라는 점을 착안했다”

SNS를 통해 선거운동을 한다는 점은 분명 관심도가 높다. 실제로 2014년 7.30 재보선 당시 수원정 지역구 박광온 후보의 딸이 ‘랜선효녀’라는 이름으로 운영했던 트위터가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실제로 당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있었다. 부녀지간의 일상적 대화를 그대로 공개하며 선거운동 효과를 보인 점은 다른 후보들이 SNS 뿐 아니라 자녀들이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분위기까지 만들기도 했다.

이번 금태섭 아들이 운영한 페이스북 계정이 이 전의 SNS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선거운동이 아닌 것 같은’ 선거운동을 했다는 점이다. ‘철저하게 20대만 공략했다’고 밝힌 것처럼 금태섭 후보 페이지가 다른 일반 정보 페이지처럼 20대들이 ‘좋아요’를 통해 구독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페이지에 게시되는 정보를 그대로 뉴스피드에서 받으며 자연스럽게 금태섭 후보를 홍보하는 역할이 되도록 만든 것이다.

예를 들면 ‘강서구 맛집 정보’를 만들어서 공유하거나 아버지와의 대화를 영상을 통해 있는 그대로 사람들에게 노출시켰고, ‘과연 정말 이게 금태섭 선거에 도움이 되기는 하는걸까’ 싶은 내용들도 꾸준히 게시됐다. 이런 내용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어른들에게는 부적절해보이거나 ‘무의미한’ 정보로 인식될 수 있었지만 금중혁의 말대로 ‘20대’들에게는 ‘금태섭’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인지하게 되는 역할을 한 셈이다.

새누리당 후보도 있었고, 더민주에서 공천탈락된 이후 ‘민주당’으로 출마한 지역구 현역 의원인 신기남 후보까지 있었던 선거에서 금태섭이 효율적으로 인지도를 높여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페이스북을 통한 젊은층 표심 잡기가 통한거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아들 금중혁은 아버지 금태섭이 ‘굳이 당선되지 않아도 된다’라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당선이 되면 오히려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가야하는 아버지 모습이 그려지기에 ‘당선과 무관하게’ 재밌으면서도 효율적이고, 사람들에게 아버지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이번 ‘태섭이 출마했당’을 통해 만들었다. 한편으로 의경 입대를 앞둔 자신에게는 재밌는 추억이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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